소니 A7C 허위광고 꼼수 논란…‘전자선막 기능 숨기고’·‘최소형 타이틀엔 조건부’

소니 A7C 허위광고 꼼수 논란…‘전자선막 기능 숨기고’·‘최소형 타이틀엔 조건부’

  • 기자명 김은배
  • 입력 2020.10.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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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설명에도 없는 보케잘림•유사플리커 현상…해외 유튜브 안 보면 모른다?

▲소니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깨알만한 숫자(2)를 클릭하기 전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볍다'는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 소니코리아가 최근 국내출시한 컴팩트 풀프레임 카메라 A7C와 관련해 허위 과대광고 꼼수 마케팅을 펼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A7C의 셔터에는 기계식 선막이 탑재되지 않아 전자선막 기능이 강요되는데, 소니카메라가 이를 출시행사는 물론 홈페이지 내 관련 설명란에도 일절 표기하지 않고 있을뿐더러, 제품사양을 확인하는 메뉴에서도 ‘기계식 셔터/ 전자식 셔터’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을 사용해 마치 기계식 선막이 있는 것처럼 오인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자선막은 전자식 셔터와는 무관한 기능으로 기계식 셔터의 일부(기계식 선막)이 제거된 형태다.


전자선막이 강요될 경우 고속셔터에서 ▲보케잘림, 플래시 사용시 ▲유사 플리커(일명 줄줄이) 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사진 측면에서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소니는 A7C를 ‘세계최소형 카메라’로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는 다르다. ‘자사 번들렌즈 장착 시’ 또는 ‘바디 손떨림 방지 기능이 탑재된 카메라 기준’이라는 게 소니의 설명인데 이같은 소니만의 기준은, 각주를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부분으로 소니 측은 자신들이 정한 특정기준을 적용한 상황에서만 ‘세계최소형’인 카메라를 마치 모든 풀프레임 카메라 중에서 가장 가볍다는 식으로 오인될만한 과장광고 꼼수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소니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전자선막만 되는데…기계식셔터 표기?
‘손떨방 없는 풀프레임’ 자체기준 적용


소니코리아는 A7C를 지난 8일 국내 공식 출시했다. 보도자료에는 “세계 최소형·최경량 풀프레임 카메라”로 소개하고 있다. 해당 슬로건은 보도자료 외에도, 공식 홈페이지의 A7C 메인화면이나 설명란 등 곳곳에 다수 기재됐다.

풀프레임은 과거 카메라에서 필름을 대신하는 센서부분의 특징을 설명하는 용어 중 하나로, 일명 35mm 판형을 지칭한다. 이는 사실상 사진업계의 표준격인 전문가용 제품을 뜻하며 배경흐림 효과인 일명 ‘아웃포커싱’과 ‘저조도 노이즈 감소’, ‘다이내믹레인지’ 등에서 크롭센서에 비해 우수한 성능을 낸다. 반면 풀프레임 카메라는 대체적으로 비전문가용으로 생산되는 크롭센서를 탑재한 카메라에 비해 무게는 무거운 편이다.

그럼에도 소니는 일부 설명 멘트에서 ‘풀프레임’이라는 표현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카메라’라고 표기했다. 

▲소니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소니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더 큰 문제는 본질적으로 소니의 A7C모델이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풀프레임’도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가장 작은 풀프레임 카메라는 370g의 무게를 가진 시그마 FP다. A7C의 무게는 424g이며, 실제 사용 무게라고 볼 수 있는 배터리 SD카드 포함 무게는 509g으로 이 기준으로는 캐논의 EOS RP(485g) 보다도 무겁다.

소니는 이와 관련해 ‘바디 손떨림 방지 기능이 탑재된 풀프레임 기준’이라는 입장이나, 이는 소비자가 직접 해당 단어 우상단에 깨알만하게 표시된 링크를 통해 각주를 확인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사실상 해당 기준을 소비자들의 눈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숨겨놓고 세상에서 가장 작은 풀프레임 카메라, 혹은 이마저도 풀프레임을 떼고 최소형 카메라로 과장해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기계식 선막이 없는데…공식 설명에선 찾아 볼 수 없어

더 큰 문제는 셔터유닛의 기능을 일부 제한하고도 이에 대한 표기를 일절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 카메라들은 셔터유닛으로 포컬플레인 셔터를 채용한다. 이 셔터는 선막과 후막이라는 두 가지 셔터막으로 구성 돼 있으며 아직 기술적으로 미완성 단계에 있는 전자식 셔터에 비해 상업용 사진업계에서 수요가 월등히 높다. 상용화된 전자식 셔터는 대부분 젤로현상과 플리커 현상 등이 발생한다.

전자식 선막은 기계식 셔터의 셔터렉과, 전자식 선막의 젤로 현상 플리커 현상 등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했으나 전자선막과 마찬가지로 아직 기술적으로 미완성 단계에 있는 만큼, 고속셔터에서 보케잘림 현상과 플래쉬와의 고속동조 상황에서 발생하는 유사 플리커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하이아마추어 또는 상업사진작가들에게는 기피되고 있는 셔터방식이다.

전자식 선막을 채용할 경우 이같은 단점이 있음에도 셔터유닛의 부품 일부가 빠지는 구성인 만큼 경량화와 원가절감에 유리하다. 앞서 캐논 EOS RP와 EOS M50, M100 등의 제품에서 차용된 바 있다. 해당 카메라 모두 경량화와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모델들이다.

A7C 역시 경량화에 초점을 맞춘 모델로 전자식 선막을 탑재한 이유도 비슷한 배경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계식 셔터 없이 전자식 선막이 강요되는 이같은 형태는 사진을 좀더 적극적으로 다루고 싶어 하는 하이아마추어 이상의 카메라 유저들에게는 구매결정과정에 있어 매우 민감한 부분 중 하나다. 카메라 제조사 측에서 당연히 이 같은 옵션은 표기를 해주어야 한다.

문제는 소니코리아는 제품설명 및 홍보자료 등에서 이를 누락한 것은 물론, 직접 사양표를 찾아보아도 ‘셔터유형 항목에 기계식 셔터/전자식 셔터’라고 애매한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실제 이 때문에 각종 커뮤니티 등에서 전자식 선막이 아닌 일반 포컬플레인셔터로 오인하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소니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기계식 선막이 제거되고 전자선막만 기능하는 제품의 특성을 확인할 수가 없는 애매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다


소니코리아에서 명시하지 않은 이 전자식 선막 채용에 대한 정보는 해외유튜버들이 이에 대해 지적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소니코리아로부터 제품 협찬을 받아 리뷰를 진행하는 다수의 국내 유튜버들은 초기 영상에서 이에 대한 설명을 누락하기도 했다. 차후 댓글 등에서 이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누리꾼들에 의해 일부 유튜버들이 전자선막에 대해 다루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A7C를 구입한 유저는 “국내 유튜버들이 보여주고 있는 전자선막에 대한 예시는 매우 양호한 것들만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직접 확인해 본 결과 훨씬더 심하게 보케잘림 현상과 줄줄이 현상(유사 플리커)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 유저는 또 “그나마 A7M3(소니 스탠다드 풀프레임 모델)에 비해 셔터스피드 제한을 1/8000초에서 1/4000초로 하향하면서 비교적 약하게 생기는 현상임에도 특정 상황에서는 매우 극심한 보케잘림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니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A7 mark3

준프로 이상은 A7C 대신 A7M3 사라?…판매 간섭 막기 의혹도

일각에서는 2018년 4월에 출시 돼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A7M3(A7 mark3)와의 판매간섭을 막기위한 조치로 보는 견해도 있다.

A7M3는 출시가 2,499,000원이지만 현재는 가격안정화에 따라 인터넷 최저가 기준 2,000,000 만원 미만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A7C의 출시가는 2,199,000로 소비자들이 소니 풀프레임 제품을 구매할 때 비교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은 가격대인 셈이다.

AF성능과 스위블 LCD화면 등 브이로그와 일반영상 촬영 등에서 A7M3보다 우수한 성능을 갖고 있는 A7C가 사진기능에서도 A7M3를 압도할 경우 A7M3의 매출이 떨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누리꾼들 사이에서 제기 돼 왔다.

특히나 전자선막의 경우 브이로그 정도를 목적으로 생각하는 유저층에게는 크게 의미없는 요소일 수 있으나 사진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하이아마추어나 프로유저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요컨대, 브이로그 유저층과 전문사진을 원하는 유저층의 갈라 양쪽 제품 모두 판매간섭 없이 매출을 늘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정당하게 이같은 마케팅전략을 편다면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기본적인 속성을 감안할 때 질타를 받을 이유는 없다. 문제는 소니코리아 측은 전자선막만 가능한 단점을 철저하게 숨기고 마케팅에서 배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진을 배우고 싶어서 입문하는 유저들은 공식 설명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까지 일일이 확인하고 구매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데, 해당 유저들이 실력향상을 통해 좀더 나은 사진기능을 원할 경우, 자신이 구매과정에서 고려하지 못했던 변수 요인 때문에, 비용손실을 안고 기기변경을 감수해야 하는 위험도까지 있어 보이는 상황이다. 소니코리아가 도넘는 꼼수식 마케팅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소니코리아의 건전한 마케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 rladmsqo0522@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은배 rladmsqo052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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