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최근 매도 폭탄 이유는 “현·선물 차익거래”

기관 최근 매도 폭탄 이유는 “현·선물 차익거래”

  • 기자명 김수영
  • 입력 2021.01.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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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강보합으로 장을 마감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딜링룸 스크린에 지수가 띄워져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4포인트(0.05%)오른 3,149.93으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김수영 기자]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원을 내던진 기관투자자들을 두고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지만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기관 매도세가 주가 하락 예측 보다는 차익거래 성격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기관은 전날까지 근 4거래일 동안 6조9천882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1일 개인이 4조4천921억원 순매수라는 역대급 기록을 세운 날에도 기관 역시 3조7천43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이 넘긴 매물 폭탄은 지수 하락의 주된 요인이긴 했지만 향후 시장 방향성을 예측한 것까지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증권사들은 고유계정을 통한 매매보다 프로그램으로 설계된 차익 거래를 진행한다. 이는 현물과 선물 간 가격차를 이용한 거래로, 기관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진행한 11일과 12일에도 이런 성격의 거래가 진행됐다는 관측이다.

외국인은 11~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천54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이 기간 선물과 미니선물도 각각 6천280억원, 1조2천959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매물을 던지며 장중 선물지수를 끌어내리고, 선물과 현물 간 가격 차가 발생하자 프로그램에 따라 증권사와 연기금 등의 차익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히 미니선물 시장에서 시장조성자 역할을 하는 증권사들이 외국인 매도에 따른 매수 호가를 제공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조성자는 현물과 선물 가격의 괴리가 생길 경우 이 갭을 메우기 위해 호가를 제시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금융투자, 연기금 등의 현물 순매도는 외인의 선물 매도에 따른 차익거래 성격”이라며 “비차익거래의 성격은 적어 시장 방향성, 동향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날 금융투자 창구는 선물을 4천279억원 순매도하고, 현물은 5천142억원 순매수해 기존과는 반대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기관의 최근 대규모 매도에는 배당차익거래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당차익거래는 연말 현물을 매수하고 반대로 선물을 매도해 배당받을 권리를 확보한 뒤 연초에 다시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들여 배당 수익을 챙기는 거래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투자는 올해 초부터 전년도 배당향 현물 순매수를 청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에도 배당락일부터 코스피200 현물 순매도로 지수 등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배당락 이후 12일까지 순매도를 고려하면 추가로 출회될 수 있는 현물 규모는 1조원 내외일 것이라 전망했다.

연기금의 경우 이러한 차익거래와 함께 최근 코스피 지수 급등에 따른 자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도 순매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급등하며 국내 주식 비중이 자산 기준을 초과하자 이를 팔아 비중을 낮췄다는 소리다.

더퍼블릭 / 김수영 기자 newspublic@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수영 newspublic@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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