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은행, 디지털 전환 ‘속도’

“변해야 산다”‥은행, 디지털 전환 ‘속도’

  • 기자명 김미희
  • 입력 2021.02.24 16:28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리 사회가 급격한 언택트, 비대면 시대로 전환되면서 은행권 또한 변화의 가운데에 서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카카오뱅크,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 업체들이 은행 영역에 ‘노크’를 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올해 안착화되면서 빅테크와의 경쟁 또한 본격화되고 있다.

향후 우리 사회가 언택트, 비대면 시대가 본격화되면 은행의 주업무 역시 뱅킹 업무만 남고 뱅크 역할은 사라지거나 혹은 빅테크 업체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의 디지털 전환이 최우선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당장 은행들은 점포 대신 디지털 전환으로 전환하고 있다.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늘고 코로나19 사태로 변화가 가속화하면서 은행들은 중복 점포를 정리하는 등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비대면, 언택트 시대‥영업점 ‘대변신’

국내 은행 점포(지점·출장소)는 2019년 6709개에서 2020년 6406개로, 작년에만 303개가 줄었다. 2015년(7281개)에 비하면 875개가 감소했다.

대신 지역 환경에 맞게 점포 형태를 다양화하거나 특색 있는 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노년층 등 금융소외계층을 위해 앞으로 점포 폐쇄 등을 더 까다롭게 한다는 전망이지만 언택트, 비대면 시대로의 전환이 이미 시작된 만큼 차별화된 영업점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작년 11월말 고객이 화상 상담 창구에서 전담 직원과 원격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미래형 혁신 점포 ‘디지택트(디지털+콘택트) 브랜치’를 서울 서소문 지점 안에 마련했다.

디지택트 브랜치는 2평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 차릴 수 있고, 신한은행 디지털영업부 소속 전담 직원이 오프라인 영업점을 대신해 전국 디지택트 브랜치를 통해 고객과 금융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비대면·비대면 융합 점포’를 말한다.

SC제일은행은 올해 증권 비즈니스와 결합한 복합 점포를 개설하려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인 SC증권과 연계해 은행 지점에서 고객들에게 은행과 증권 상품을 원스톱으로 판매하며 폭넓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으로, 하반기 출범이 목표다.

이에 앞서 KB금융그룹이 한 곳에서 은행, 증권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WM(자산관리) 복합 점포’를 도입해 이를 빠르게 확대해가고 있다.

올해 영업점 35곳을 축소할 예정인 우리은행은 지난 1월 부터 거점 점포 한 곳과 인근 영업점 4~8개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 영업점 간 협업체계 ‘밸류 그룹(VG)’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같은 VG에 속한 영업점들이 공동 영업을 하며 업무 노하우를 공유하고 불필요한 내부 경쟁을 지양하는 동시에, VG그룹 내 영업점별로 ‘특화 영업’을 활성화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 마이데이터 사업 ‘사활’‥‘차별화’로 승부수

은행권은 오프라인 영업점, 지점을 차별화하는 한편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서도 디지털 차별화를 둔다는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내 손안의 자산 관리 비서로 불리며 현재 은행권이 빅테크 업체와 차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 풍부한 콘텐츠로 맞서지 않으면 이미 편의성 등에서 앞서가는 네이버 등 빅테크(대형 정보통신업체)에 20조 원 이상의 마이데이터 시장을 고스란히 넘겨줄 처지이기 때문이다.

현재 기술적인 문제로 금융당국이 8월 4일까지 표준 API 구축 작업을 마치기로 했고, 이후 스크래핑 방식이 중단될 예정이어서 은행권에서는 이 일정에 맞춰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러 마이데이터 사업 중 개인의 금융·부동산·자동차 등의 정보를 한곳에 모아주고 맞춤형 금융 상품 등을 권하는 형태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는 모든 은행이 공통으로 준비하면서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초 기존 마이데이터 서비스 앱 ‘KB마이머니에 API 기술을 적용한 두 가지 ’신용관리 서비스‘와 ’자동차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비자는 신용관리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신용평점을 같은 연령대·성별과 비교하고, 평가 기준 등 상세 항목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이 서비스는 소득 추정 모델을 바탕으로 소득·연령 기준별 권장 소비액 등 개인의 신용구매력도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또 KB국민은행은 ‘시니어 PFM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 서비스는 개인의 건강검진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기대수명과 건강을 분석해 노후 생활을 돕는 자산관리 콘텐츠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API를 활용해 신한 쏠(SOL) 앱의 ‘마이(MY) 자산’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소비자의 모든 금융 경험을 디지털로 전환·수집해 신한금융그룹 상품뿐 아니라 모든 금융기관의 상품을 추천하는 AI(인공지능) 기반의 시스템을 현재 테스트 중이다.

아울러 금융·실물 자산뿐 아니라 예술작품·한정판 운동화 등 개인 자산을 디지털 데이터로 환산한 ‘디지털 자산’까지 통합 관리해주는 정보계좌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개인 재무설계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의 신용정보, 자산, 가처분소득 등 금융정보와 기타 비(非)금융정보를 AI 기술로 분석해 돈을 어떻게 모으고, 쓰고, 불리고, 빌려야 하는지 조언해주는 서비스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4만명의 이용자를 모은 개인형 데이터 플랫폼 마이디(my:D)를 본격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는 마이디에 네이버·쿠팡·11번가·마켓컬리 등의 구매 데이터, 구글·유튜브 등의 검색 데이터, 은행·카드·증권 등의 금융데이터를 제공하고 소비 행태나 자산 상태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받는다.

더퍼블릭 / 김미희 free_003@nate.com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