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위원장 공정위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용납 안돼"

김상조 공정위원장 공정위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용납 안돼"

  • 기자명 김수진
  • 입력 2019.05.2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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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CEO와 만나 일감 몰아주기 근절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표하고 이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 하도급 거래 관행 개선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23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15개 중견그룹 CEO와 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김 위원장과 재계의 만남은 이번이 4번째다. 

해당 자리에는 석태수 한진 부회장, 박근희 씨제이(CJ) 부회장, 신면호 부영 회장직무대행, 이광우 엘에스(LS) 부회장, 박상신 대림 대표이사, 이동호 현대백화점 부회장, 김규영 효성 사장, 이강인 영풍 사장, 박길연 하림 사장, 이원태 금호아시아나 부회장, 유석진 코오롱 사장, 김택중 오씨아이(OCI) 사장, 여민수 카카오 사장, 김대철 에이치디씨(HDC) 사장, 주원식 케이씨씨(KCC) 부회장 등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해당하는 재계순위 11~34위 15개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 근절 등 공정경제 구축을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에 기업들이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와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는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중소 협력업체, 주주 등 이해 관계자의 권익을 부당하게 희생시키는 그릇된 관행”이라며 “더 우리 사회에서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일감을 독식하는 과정서 관련 분야의 독립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공정한 경쟁의 기회조차 가질 수 없었고 그 결과 혁신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뿐만 아니라 존립할 수 있는 근간마저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경쟁의 부재는 대기업 자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서 기업의 핵심역량이 훼손되고 혁신성장의 유인을 상실해 세계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주의를 요했다. 

이에 따라 일감을 중소기업에 개방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배 주주 일가가 지분을 많이 가진 비주력·비상장 회사에 계열사들의 일감이 집중되는 경우에는 그 합리적인 근거를 시장과 주주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며 “경쟁 입찰의 확대 등을 통해 능력 있는 중소기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일감을 개방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중소 협력업체가 일한 만큼 적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도급 분야에서 공정한 거래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며 “혁신성장의 싹을 잘라 버리는 기술탈취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하도급법, 상생협력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을 포괄하는 입체적인 해결 방안을 관련 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개별 그룹 입장에서의 특수성 문제를 제기하기는 일부 기업 대표들도 있었다. 특히 카카오는 플랫폼 기업의 특수성과 해외기업과의 역차별 대해 거론했다. 

여민수 카카오 사장은 “같은 사업에서도 해외 글로벌기업에 비해 국내 업체만 규제를 적용받는 경우가 있고 기존 비즈니스모델과 부딪치는 경우도 있다”며 “글로벌 산업계는 4차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는데 세계 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좀 더 전향적으로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과거 경쟁법 집행의 기준과 법리로는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경제 현상을 따라가기가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며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어떻게 협업할지 고민을 나누고 있다”고 회답했다. 

더퍼블릭 / 김수진 sjkim@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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