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차’코리아세븐 최경호 대표, 성장통일까, 하락세일까?…‘악재’ 속 리더십 시험대

‘취임 2년차’코리아세븐 최경호 대표, 성장통일까, 하락세일까?…‘악재’ 속 리더십 시험대

  • 기자명 김다정
  • 입력 2021.01.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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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첫 성적표·신용등급 하락…‘평사원 출신’ 현장 전문가의 실적 반등 묘수는?

전 세계를 뒤흔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병한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1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사회는 급변했다. 마스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당연한 일상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통업계 역시 지난해 격동의 시기를 겪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의 성장세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가속화됐고, 오프라인 매장은 암울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내에서도 소비트렌드의 변화가 나타났다. 과거 생필품이나 반찬 등은 주로 마트를 통한 소비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구매처가 집근처 ‘편의점’을 변하고 있다.

음식점·술집·카페 등과 함께 대형마트 영업시간까지 제한되면서 주류와 간식류는 물론 식재료 매출이 늘었고 배달 수요도 크게 확대됐다. 코로나19가 상권 지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에 힘입어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수렁에 빠져있는 동안 편의점만은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승세를 탄 편의점업계 내부에서도 희비는 엇갈리기 마련이다.

상위권으로 분류되는 집단 안에서 ‘빅2’ GS25와 CU는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반면 그 뒤를 쫓는 세븐일레븐은 성장세 속에서 나홀로 뒷걸음질을 쳤다. 그사이 업계 1·2위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고, 이제는 3위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공교롭게도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취임한 코리아세븐 최경호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올해로 취임 2년차에 접어들게 된 그는 2021년 리더십 시험대에서 ‘반전의 카드’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세븐일레븐의 운영사인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최경호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최 대표는 코리아세븐 창사 20년 만에 평사원 출신으로 대표이사에 오른 첫 사례다.


최 대표는 국내에서 가장 편의점을 잘 이해하고 있는 현장 전문가로 꼽힌다. 1992년 코리아세븐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표까지 오른 인물로 현장과 영업, 상품본부 등을 거쳐 편의점 트렌드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52세 나이로 대표 자리에 오른 최 대표는 질적 성장의 한계에 부딪친 코리아세븐을 일으킬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내부 목소리를 잘 규합해 편의점업 수익성을 높이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최우선을 꼽혔다.


그러나 높은 기대와는 달리 최 대표는 첫해부터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험난한 취임 2년차를 맞이하게 됐다.

가파른 영업이익 ‘하락세’…1·2위 격차 더 벌어지고, 3위 자리마저 ‘위태’

현재 국내 편의점 시장은 GS25(GS리테일)와 CU(BGF리테일)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가운데 3위인 세븐일레븐이 뒤를 쫓는 모습이다.


GS리테일과 BGF리테일 등 경쟁사는 3~4%선의 영업이익률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반면 코리아세븐은 현재 1% 초반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지속하고 있다.


때문에 코리아세븐은 경쟁사 대비 저조한 수익성 등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더욱이 코리아세븐의 경우 롯데그룹 내에서 호텔롯데 다음으로 유력한 기업공개(IPO) 후보로 꼽히는 만큼 낮은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평사원 출신 젊은 대표이사를 선임할 정도로 ‘인적 쇄신’까지 단행한 코리아세븐이지만 지난 한 해 대외 리스크로 인해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히려 뒷걸음질까지 치게 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경쟁사들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반면 코리아세븐의 성적표를 초라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최경호 대표는 취임 첫해부터 아쉬운 리더십 평가를 받아야했다.


올해 편의점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최대 수혜 업종으로 각광받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식당 심야 영업과 카페 실재 사용이 금지될수록 편의점은 ‘거리두기 특수’를 누렸다. 주류와 간식류는 물론 식재료 매출이 늘었고, 배달 수요도 크게 확대됐다.


그 결과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하며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은 6.3% 늘어난 1조6828억원, 영업이익은 637억원을 기록해 1.7% 감소한 수준에 그쳤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BGF리테일도 영업이익이 전년비 소폭 하락하는 등 영향을 받긴 했지만, 시장 컨센서스(복수 증권사 전망치 평균) 604억을 뛰어넘는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도 전년비 증가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호텔 등 타 사업부문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으며 보다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편의점사업만 따로 놓고 보면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한 1조8786억원, 영업이익은 8.8% 감소한 810억원을 기록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GS리테일은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268억원으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1% 누적 증가율을 보였다. 당기순이익 역시 11.4% 늘어난 1491억원을 기록했다.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빅2’와는 달리 코리아세븐은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상반기 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그러다 3분기 들어 회복세를 보였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전체 수익 규모는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1~9월 매출액은 3조613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251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4억3487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9% 줄었다.


선두권과 매출액과 영업이익 격차가 더 벌어진 상황에서 당장 뒤를 바짝 쫓아오는 이마트24에 업계 3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같은 기간 이마트24 누적매출액은 1조20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신장했고, 영업손실 규모도 63억 원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다.


점포수에서도 경쟁업체 대비 힘을 못쓰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CU와 GS25 점포수는 1만5000여개를 육박하면서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세븐일레븐은 1만486개로 선두권과 약 4000여개 이상 차이가 났다. 반면 후발주자인 이마트24(5300여개 매장 운영)는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신용등급 ‘하락’ 악재…“돈도 못 버는데 빚만 늘었다”

편의점업계 코로나19 특수 속에서 나홀로 ‘빈곤’을 이어가는 코리아세븐은 최근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악재도 맞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31일 코리아세븐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 하향 이유로 ▲편의점업계 내 상위 2개 기업과의 영업수익성 차이 확대 ▲코로나19 확산 영향 등으로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점 ▲가맹점 확대 등에 따른 투자 지속으로 차입금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을 꼽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영업현금흐름 창출이 정체된 가운데 가맹점 확대 등 투자 지속으로 순차입급 증가폭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는 돈은 벌지 못하는 데 빚만 늘어나는 현상이 뚜렷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에 들어 가맹점포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학교 및 관광지 등에 위치한 기존 가맹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코리아세븐의 고비용 구조는 계속되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최저임금 인상 등과 관련한 가맹점 지원금, 코로나19로 인한 가맹점 상생지원 비용 등 영업수익성 개선을 막는 비용부담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까지 코리아세븐의 누적 판관비는 6725억원으로 매출이 1조원가량 더 많은 씨유(6635억원)보다 90억원 많다. 심지어 코리아세븐의 판관비는 한 해 전보다 130억원 남짓 늘었다.


여기에 경쟁사와 달리 상표이용료 등의 명목으로 연간 수백억원의 비용을 쓰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미국 세븐일레븐 본사와 상표 및 운영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브랜드를 이용하고 있다. 매년 순매출의 0.6%를 미국 본사에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9월까지 미국 세븐일레븐에 영업이익의 50배가량인 204억원의 기술이용료로 지급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당분간 회사의 영업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맹점 지원부담 확대 가능성과 향후 지속적인 투자 부담을 감안할 때, 영업이익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리아세븐은 편의점 업계의 경쟁심화 등에 따라 영업수익성이 매출 성장세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다”며 “국내 3위 편의접기업으로서 우수한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나, 상위 2개사와의 매출·이익 규모면에서 격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취임 2년차’ 리더십 시험대…반전의 카드는?

취임 1년차에 받아든 ‘실적 하락세’와 ‘신용도 추락’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는 최경호 대표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 위기 속에서 그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코리아세븐은 2021년 최우선 경영전략은 ‘신뢰·존중 기반 조직문화 성립’을 내세웠다. ‘리스펙트7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선포하고 새해 1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리스펙트7 캠페인’의 핵심은 직급간, 세대간, 그리고 부서간의 소통과 이해를 통한 유연한 조직문화 성립이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조직의 중심을 잡고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대표는 “유연한 조직문화, 신나는 업무환경은 구성원들이 창의적인 사고와 좋은 업무 서과를 창출해내는 원천인 만큼 이번 캠페인이 한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비단 임직원뿐만 아니라 경영주, 파트너사,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활발한 소통·공감 경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먹거리 특화 프리미엄 매장인 ‘푸드드림’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세븐일레븐은 푸드드림 플랫폼을 500개까지 늘리겠다고 했지만, 현재 17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푸드드림은 최 대표의 야심작으로 꼽힌다. 그가 2019년 상품본부장을 지냈을 때 내놓은 특화점포로 즉석식품과 차별화음료, 신선‧HMR, 와인, 생필품 등 식품부문을 대폭 강화한 점포를 말한다.


코리아세븐 전체 영업이익률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점포당 이익률을 먼저 끌어올려야 하는데, 기존 점포보다 높은 매출을 내고 있는 푸드드림이 그 해법이라는 결론이다.


실제로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푸드드림 점포 일 매출은 기존 점포 대비 67%, 객단가는 21% 높다. 평균 이익률은 일반 점포 대비 6%포인트 이상 높다. 점포 면적이 일반 점포 대비 평균 2배 넓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당한 효율성을 입증한 셈이다.


올해도 대외 리스크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취임 2년차를 맞은 최 대표가 2021년에는 어떤 전략을 통해 수익성 개선 부담을 떨쳐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92ddang@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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