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뇌질환 연구에 유용한 ‘미니 뇌’ 개발 성공...치매, 간질 등 치료 활성화 기대

난치성 뇌질환 연구에 유용한 ‘미니 뇌’ 개발 성공...치매, 간질 등 치료 활성화 기대

  • 기자명 임준
  • 입력 2021.08.0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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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팀이 개발한 미니 뇌 배양 플랫폼 모식도

[더퍼블릭 = 임준 기자] 난치성 뇌질환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큰 보탬이 될 인간 뇌와 유사한 ‘미니 뇌’가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뇌 오가노이드(뇌 유사 장기체)를 활용해서 만든 미니 뇌는 성숙도가 신생아  수준에 가깝고, 크기도 2배 가량 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기초과학연구원(IBS) 조승우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위원(연세대 교수) 연구팀은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을 개발해 이를 기반으로 '미니 뇌'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인간 뇌와 구조, 기능, 복잡성 등을 연구하기 어려워 치매나 간질, 파킨슨병 등의 뇌 질환 연구가 힘들었다. 그래서 인간 외 기증과 작용을 모사한 체외모델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배양해 인간 뇌 구조 발달과 기능을 구현한 뇌 오가노이드는 뇌 연구를 위한 최적의 모델이다.

하지만 기존 뇌 오가노이드는 뇌 발달에 필요한 환경을 구현하지 못해 태아 수준에 머물러 있고, 오가노이드가 커질수록 중심부까지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어려워 세포가 죽는 문제가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연구팀은 나노 기술을 이용해 뇌의 미세환경과 유사한 젤리 형태의 '3차원 하이드로젤'을 개발했으며 세포를 제거한 뇌의 세포외기질을 활용한 것으로, 뇌 발달에 필요한 생화학적·물리학적 환경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세한 채널로 구성된 '미세유체칩'을 도입해 배양액 흐름을 정밀하게 조정함으로써 산소와 배양액을 뇌 오가노이드 중심부까지 효과적으로 공급했다고 과정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뇌 오가노이드를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배양실험을 한 결과, 대뇌 피질을 구성하는 신경상피(신경세포층으로 이뤄진 조직)가 발달해 뇌 주름이 다량 생성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신경세포와 성상교세포, 미세아교세포 등 다양한 뇌세포가 기존에 비해 더 많이 발현했으며 뇌 오가노이드의 구조와 기능이 전보다 한층 성숙해졌음을 보여준 결과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렇게 만든 뇌 오가노이드에 미세유체칩을 적용하면 기존 2∼3㎜보다 약 2배 큰 4∼5㎜ 크기로 커지고, 신경 기능도 증진됐다. 연구팀은 최대 뇌 오가노이드가 8㎜ 까지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조승우 IBS 연구위원은 "나노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을 개발한 연구성과"라며 "앞으로 뇌질환 환자에서 유래한 유도만능줄기세포로부터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뇌전증 등을 지닌 뇌 오가노이드를 제작해 난치성 뇌 질환 모델링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온라인판에 게재 되었으며, 연구에 참여한 조안나 박사와 진윤희 연구교수, 안연주 학생연구원이 논문 주저자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더퍼블릭 / 임준 기자 uldaga@thepublic.kr 

더퍼블릭 / 임준 uldaga@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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