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日’ 부유국의 코로나 백신 사재기…예상 생산량보다 많은 ‘싹쓸이’ 지적

‘美·英·日’ 부유국의 코로나 백신 사재기…예상 생산량보다 많은 ‘싹쓸이’ 지적

  • 기자명 김다정
  • 입력 2020.08.0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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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다정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연내 생산 기대가 증폭되는 동시에 부유국의 백신 선점으로 나머지 국가들은 조달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기도 전부터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이 코로나 백신을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영국·일본·유럽연합(EU) 등 부유한 국가들이 제약사들과 계약한 코로나 백신 선 구매가 13억회에 달했다”고 영국 의약 시장 조사업체인 에어피니티를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전세계에서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은 160종에 달한다. 이 중 임상 시험 단계에 있는 백신 후보는 24종이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미국 모더나·중국 시노팜 등이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2022년 1분기까지 전 세계 생산 규모는 기껏해야 10억회 분량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예상된다는 것이 에어피니티의 분석이다.

이는 지금까지 부유국이 선점한 규모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라스무스 베흐 한센 에어피니티 최고경영자(CEO)는 “과학적 단계를 긍정적으로 가정한다고 해도 백신이 전 세계에 충분한 규모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세계 확진자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은 백신 확보에만 80달러를 쏟아부을 정도로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프랑스 제약사인 사노피에 21억달러를 주고 백신 개발 성공 시 1억회, 장기 옵션으로 5억회 분량을 공급받기로 했다.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 3억회 분도 선 구매했다. 이밖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과도 백신을 계약했다.

EU 또한 사노피 측과 3억회 분량 공급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은 미 제약사 화이자와 6000만회 분량의 백신을 공급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은 지난달 31일 화이자로부터 백신 1억2000만회를 공급받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와의 전쟁 속에서 선진국들이 백신을 선점한 탓에 다른 나라들은 뒤에서 기다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세스 버클리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CEO도 “백신 개발이 최종 단계까지 가지 못할 것에 대비해 국가마다 여러 제약사와 계약을 타진한 탓에 과도한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GAVI는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손잡고 공정하게 백신을 공급하자는 취지의 ‘코백스(COVAX)’ 구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78개국이 코백스 동참에 관심을 표명했다.

한국 정부도 코백스 구상에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코백스에서 공급 백신을 선정하면 한국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

일부 선진국이 앞다퉈 백신 선 구매에 나서는 것과 관련,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1일 이를 ‘사재기’로 표현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권 부본부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적극적인 개입과 중재가 요구된다”면서 “100년 만에 맞은 인류사적 보건 위기 앞에 치료제를 공공재로 활용하는 인류애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92ddang@thepublic.kr 

더퍼블릭 / 김다정 92ddang@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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