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 안타요'... 불매운동에 日중고차 매물늘고 수요는 급감

'일본 차 안타요'... 불매운동에 日중고차 매물늘고 수요는 급감

  • 기자명 김수진
  • 입력 2019.08.0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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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본차를 중고차 시장에 내놓은 사림이 늘고 있다. 하지만 찾는 사람이 줄면서 딜러들도 일본차 매입을 꺼리고 있어 장기적으로 중고차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SK엔카닷컴은 7월 한 달간 자사에 등록된 5개 일본 브랜드 차량의 등록 대수가 전월 대비 2.5%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반면 문의 건수는 전월과 비교해 18%, 조회수는 20% 가량 줄었다. 

 

▲제공=SK엔카닷컴

지난달 △닛산 △토요타 △렉서스 △인피니티 △ 혼다 등 5개 일본 브랜드 차량의 SK엔카닷컴 신규 등록대수는 2024대로 지난 6월보다 413대(25.4%) 증가했다. . 

 

혼다 차량이 한 달 사이 중고차 등록대수 증가율이 40.2%로 가장 컸으며 이어 △토요타(32.2%) △닛산(32.1%) △인피티티(25.4%) △렉서스(12.0%) 순이다.

 

일본 중고차를 내놓은 사람은 늘었지만 찾는 사람은 줄었다. 이들 차량의 7월 한 달간 조회수가 전달대비 평균 18.1% 줄었다. 한 달 동안 관심도가 가장 많이 하락한 브랜드는 혼다로 22.9% 줄었으며, 5개 일본 브랜드 중 국내 판매량이 가장 많은 렉서스 차량의 조회수도 20.9% 감소했다.  

 

차량에 대한 문의 건수도 전달 대비 감소했다. 혼다를 제외한 4개 브랜드 차량의 문의 건수는 전달대비 15% 이상 줄었다. 인피니티 차량에 대한 문의가 20.6%로 가장 크게 줄었고 렉서스 차량에 대한 문의도 19.9% 줄었다.

 

일본차에 대한 관심 하락은 신차에서도 나타났다. 신차 견적 비교 플랫폼 겟차는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6월 후반기(16~30일)과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 전반기(1~15일)를 비교했을 때 일본차 구매 요청 건수가 41% 줄어든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 전반기에 비해 불매운동이 확산된 후반기 일본차에 대한 관심이 더 줄어들었다. 7월 전반기에 견적 요청이 이미 40%대로 줄어들었음에도 7월 후반기에는 9% 추가 감소했다. 시간이 지나며 불매운동이 더욱 강해졌다는 의미다. 6월과 7월 월별 비교에서는 4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SK엔카 사업총괄본부 박홍규 본부장은 "일본 수출규제 이슈 이후 일본 차에 대한 문의나 조회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신규등록대수는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한다면 곧 시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제공=하이딜러

일본산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들면서 중고차 딜러들도 일본차 매입을 꺼리고 있다.

 

온라인 중고차 경매 서비스 '헤이딜러'가 중고차 딜러 14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90% 이상인 1304명(90.3%)이 '불매운동으로 일본차 매입이 꺼려진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한 딜러 중 74%(1069명)가 BMW 화재사건 보다 일본 불매운동이 더 큰 악재라고 답했다. 

 

중고차 딜러들은 일본 브랜드 대신 매입하게 되는 다른 브랜드(중복응답 포함)로 △독일 수입차(BMW·벤츠·아우디·폭스바겐) 67% △국산차(현대·기아 등) 52% △미국 수입차(포드·캐딜락) 12% △기타 유럽 브랜드(푸조·랜드로버 등) 7%를 꼽았다.

 

앞서 헤이딜러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일본차의 온라인 중고차 경매에서도 불매운동 후 중고차 딜러들의 일본차에 대한 평균 입찰 수는 감소한 반면, 일본차 차주들의 판매 요청에 따른 출품 대수는 크게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렉서스 ES 300h에 대한 중고차 딜러의 평균 입찰 수는 평균 12.8명에서 8.9명으로 30% 감소했다. 인피니티 Q50은 -25%, 캠리는 -15%씩 떨어졌다. 

 

일본차의 출품 대수는 크게 증가해 인피니티 Q50은 불매운동 전의 2배 이상인 127% 증가했고, 도요타 캠리는 65%, 닛산 알티마는 49% 늘어났다.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차를 타던 사람은 중고차 시장에 이전보다 더 많이 내놓고, 정작 딜러들은 수요가 떨어지자 일본차 매입을 꺼리며 독일차나 국산차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헤이딜러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서는 대체적으로 작년 BMW 화재 사건보다 일본 불매운동이 중고차 판매에 있어 더 큰 악재라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김수진 sjkim@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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