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제동 걸린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 공장철거+'김용균법' 시행 4개월만에 사망사고…'가시밭길' 예고

승계 제동 걸린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 공장철거+'김용균법' 시행 4개월만에 사망사고…'가시밭길' 예고

  • 기자명 선다혜
  • 입력 2020.05.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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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 논란에 이어 사망사고까지 다사다난한 한해"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국내 굴지의 레미콘 업체로 꼽히는 삼표그룹이 연이어 터지는 문제로 인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삼표산업의 서울 성수동 레미콘 공장 철거 위기에 놓인 가운데, 오너일가의 고배당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방만경영 논란이 불거졌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배당금 잔치를 벌인 것인 책임의식이 없는 행보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13일에는 삼표시멘트 공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악재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삼표그룹이 경영권 승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와중에 논란이 연달아 터지면서 오너3세인 정대현 사장의 승계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각종 구설수로 인해서 몸살을 앓고 있는 삼표그룹에 대해서 낱낱이 파헤쳐보기로 했다.

대체부지 찾지 못해 발만 ‘동동’

삼표그룹의 모기업인 삼표산업은 ‘레미콘 공장’ 철거 위기로 인해서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지난 2017년 서울시와 삼표산업은 2022년까지 성수동 부지를 내주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삼표산업 측은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서울시는 이미 해당 부지에 대한 공원화 작업에 착수했다. 따라서 삼표산업에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체 부지 찾기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레미콘 공장의 경우 특성상 제품 생산 후 90분 내에 건설현장까지 운반돼야 하기 때문에, 도심권에 또는 물류여건이 뛰어난 교통 요충지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

하지만 레미콘은 기피시설로 인식되기 때문에 부지를 찾는 것이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바로 레미콘 트럭기사들의 생존권이다. 더욱이 올해 초 코로나19로 인해서 국내 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대체부지 찾기 마저 늦어지면 이들의 생존권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레미콘 트럭기사들은 거리로 나와 서울시와 삼표산업 등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에는 500여명이 모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결성하고 지자체 행정에 대한 문제제기에도 나섰다. 그러나 레미콘 운전기사의 법적 지위가 ‘근로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이다 보니 협의에도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회사’가 위기에 빠져도 오너 주머니는 두둑

이렇게 삼표산업이 어려움에 빠진 가운데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해결책을 내놓기는커녕 배당금을 두둑하게 챙기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삼표산업의 실적이 악화됐다는 점에서 배당금 배당은 책임의식 부재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회사 문제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오너와 경영진들이 제 배불리기에만 치중해 있다는 날 선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삼표산업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7151억원, 영업이익 178억원, 당기순이익 2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399억, 영업이익은 298억원 감소한 것이다. 그럼에도 삼표산업 측은 배당금으로 636억원을 지급했으며, 이는 영업이익에 약 3.5배, 당기순이익에 2.3배 넘는 것이다. 이 같은 고배당이 가능했던 이유는 삼표산업 측이 주당 배당금 규모를 전년도에 비해서 3배 이상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배당금은 주당 1000원이었으나, 2019년에는 3250원으로 3배 이상를 인상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회사 사정이 여의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배당을 단행한 이유가 ‘후계 작업’ 때문이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삼표산업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삼표가 98.25%, 에스피네이처가 1.74%,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이 0.01%를 보유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정대현 사장의 지분율이 낮아 보이지만, 에스피네이처가 정 사장의 회사다. 정 사장은 에스피네이처 지분을 71.95%를 보유하고 있는 치대주주다. 이러한 에스피네이처는 전체 매출액 5529억원 가운데 2930억원 가량을 삼표산업을 비롯한 계열사들부터 올리고 있는 전형적인 ‘내부거래 기업’이다.

더욱이 삼표산업이 고액배당을 하던 지난해 에스피네이처는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을 높였다. 전년도 에스피네이처의 배당성향은 31.99%이었으나, 지난해 40%p 넘게 올라 75.77%가 됐다.

이로 인해 정 사장은 에스피네이처에서도 배당금을 72억원 수령할 수 있었다.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의 배당성향이 높아진 시기가 같았다는 점 때문에,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추측에 무게가 쏠리는 것이다.

삼표그룹 측은 고배당 논란에 대해서  "2015년에 구동양시멘트를 지분을 인수하면서 저희 그룹에 합류가 됐다"며 "당시 주식 매입을 해야했는데 그때 KDB산업은행의 사모펀드를 통해서 주식을 매입했다. 이 때 당시 2020년까지 삼표가 주식을 사는 조건으로 계약을 한 거였다. 인수하는 시기가 올해 6월이다. 2015년 당시에는 싼 빈용으로 샀다. 그런데 5년 사이에 주가가 올랐고, 이를 보전 해야한다. 그래서 삼표산업이랑 등 계열사에서 배당을 받아서 이 비용을 충당하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표시멘트 ‘근로자 사망사고’ 경영권 승계에 영향?

여기에 더해 이달 삼표그룹의 계열사인 삼표시멘트 공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삼표시멘트는 지난해 실적악화로 인해서 정 사장이 물러나고, 문종구 사장이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된 지 약 1년 만에 발생한 사망사고라는 점에서도 부담이 큰 상황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강원 삼척시 사직동에 위치한 삼표시멘트 공장에서 작업하고 있던 김모씨가 시멘트 자료 계량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같이 작업을 하던 직원이 119에 신고했고, 삼척소방서 구조대가 긴급출동해 김씨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김씨는 구조 당시부터 호흡과 맥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기계는 무연탄 대체 보조연료로 사용되는 폐비닐 등 합성수지를 시멘트 소성로로 보내는 컨베이어벨트였다. 비닐 등 이물질 끼임 현상이 발생해 김씨가 이를 제거하려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경찰은 현재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 강릉고용노동지청 및 안전보건공단 강원동부지사와 함께 사측이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위반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삼표그룹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사고 경위에 대해서 경찰이 노동부에서 조사 중인 상황”이라며 “정확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삼표시멘트는 물론 삼표그룹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실 삼표시멘트는 2018년 초까지 정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정 사장이 취임한 이후 실적이 악화됐고, 회사 안팎으로 경영 능력에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이에 삼표시멘트는 지난해 정 사장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전문경영인 문종구 사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당시 삼표시멘트는 경영정상화를 위함이라고 설명했지만, 정 사장에 대한 비판 여론을 희석시키기 위함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배경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이기 때문에 원인이 무엇이었냐에 따라서 문 사장은 물론 정 사장에게까지 적지 않은 짐이 지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표 그룹 측은 "정 사장님이 취임하신 뒤에 회사에서는 오히려 여러가지 산적해있던 과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내부적인 평가가 좋다"며 "문종구 사장님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시는 것은 보다 전문적인 경영인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사진제공 공식 삼표그룹 홈페이지 캡쳐> 

더퍼블릭 / 선다혜 a4066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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