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탈 많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이번에 미래에셋 문제?

HDC현산, 탈 많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이번에 미래에셋 문제?

  • 기자명 선다혜
  • 입력 2020.05.1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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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돼 가고 있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항공업 악화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체가 부담이 되고 있는 가운데, 재무적 투자자로 컨소시엄을 맺은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대규모 호텔 매매계약을 철회하면서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미래에셋그룹이 중국 안방보험과 맺었던 7조원 규모의 미국 호텔 매매계약을 돌연 취소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미래에셋 측은 700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돌려받기 위해서 11일 중국 안방보험에 맞소송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소송이 본격화됐으며, 재판은 오는 8월 말부터 시작된다.

HDC현산으로서는 당장 인수를 접는 것도 쉽지 않다. 인수를 포기하면 이행보증금 2500억원을 포기해야 한다. 일부라도 돌려받으려면 힘든 소송전을 벌여야 한다. 일각에서는 한화케미칼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다가 철회한 사례와 비교하지만, 당시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08년 한화케미칼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주식을 사서 대우조선해양 인수하려고 협상을 진행하던 중에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한화케미칼은 이행보증금으로 3150억원을 냈고, 9년여간의 소송을 통해서 절반이 넘는 1951억원을 돌려받았다.

1‧2심에서 패했던 한화가 대법원 판결을 뒤집고 이행보증금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계약이 깨진 원인에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의 문제도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우조선해양노조는 고용보장 등을 이유로 한화의 기업 확인실사를 거절했다. 따라서 아시아나항공 인수건을 여기에 대입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HDC현산의 고심이 깊어지는 동안 아시아나항공 안팎에서는 노사 간 잡음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하청업체로 수화물 관리 및 기내 청소 업체인 아시아나케이오 직원들은 이날 정리 해고를 당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해고나 다름없는 무기한 무급휴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리해고가 이뤄졌다”며 “항공사에 지원이 결정된 금액만 3조 3000억원에 달하지만 말단의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리해고는 중단되지 않았다”면서 아시아나항공 등을 상대로 투쟁을 선언했다.

이렇게 회사 안팎으로 이슈가 계속되는 가운데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HDC현산 인수를 포기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항공 전문 한 애널리스트는 “규모는 다르지만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에서도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이는 업계의 인수합병을 통한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을 정부도 원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사진제공 연합뉴스> 

더퍼블릭 / 선다혜 a4066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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