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과 설전 벌인 이낙연 조문 논란…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

유가족과 설전 벌인 이낙연 조문 논란…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0.05.0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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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지난 5일 경기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조문 당시 유가족들과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당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이에 이 전 총리 측은 ‘유족들과 대치하거나 말다툼을 했다는 식은 상상할 수 없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전 총리는 지난 5일 오후 4시께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이천 서희청소년문화센터 체육관을 찾아 조문을 한 후 유가족 30여명이 모인 대기실을 찾았다.

유족들은 ‘의원님이시니까 이번 기회에 법을 바꿔야 한다’, ‘고위공직자 분들이 대안을 갖고 오지 않는다’, ‘이럴 거면 왜 왔느냐’, ‘사람 모아놓고 뭐하는 거냐’, ‘그럼 가시라’ 등 이 전 총리를 향해 대책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전 총리는 ‘제가 국회의원 아니다’, ‘저의 위치가 이렇다’, ‘장난으로 왔겠느냐.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일반 조문객이다’, ‘제가 (유가족들을)모은 게 아니지 않느냐’, ‘가겠다’ 등 다소 까칠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유족들과 이 전 총리가 설전을 벌인 보도가 전해지자, 미래통합당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총리는 너무너무 맞는 말을 너무너무 논리적으로 틀린 말 하나 없이 했다”면서도 “그런데 왜 이리 소름이 돋을까”라고 반문했다.

장 의원은 “이것이 문재인 정권의 직전 총리이자, 4선 국회의원, 전직 전남도지사,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이신 분이 가족을 잃고 울부짖는 유가족과 나눈 대화라니 등골이 오싹하다”고 했다.

이어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의 전형을 본다. 이성만 있고 눈물은 없는 정치의 진수를 본다”고 꼬집었다.

장 의원은 “이 전 총리가 현직 총리 재직 시절,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장례식장에서 보인 눈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눈물을 참으로 읽은 기념사,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보인 눈물을 기억한다”며 “그 눈물들은 현직 총리로서 흘린 눈물이었나 보다. 눈물도 현직과 전직은 다른가 보다”고 비꼬았다.

통합당 “국민 두려워하는 마음 없어”…민생당 “알맹이 없는 조문”

통합당도 6일자 논평에서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질타했다.

황규환 부대변인은 “이낙연 당선자는 불과 석 달 전까지 국무총리를 지냈는데, 2017년 제천 화재사고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 당선자는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유가족에게 다짐했다”면서 “2018년 밀양화재 참사 당시에는 ‘죄인 된 마음으로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하겠다’고까지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책임 있는 자리가 아니다’, ‘국회의원이 아니다’라는 이 당선자의 말이 전혀 와 닿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유가족을 더욱 분통 터뜨리게 만드는 이유”라며 “전직 국무총리로서 반복되는 화재사고에 일말의 책임감을 느꼈더라면, 유력한 대선후보로 회자되는 인물이라면 그리고 21대 국회에서 일하게 될 국회의원이라면 적어도 유가족들에 대한 진정어린 위로와 반성, 성의 있는 답변과 경청으로 임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민생당은 이 전 총리의 조문을 두고 ‘알맹이 없는 조문’이라 비판했다.

정우식 대변인은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 당선자의 알맹이 없는 조문으로 유가족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것”이라며 “물론 유가족들도 이 당선자 조문의 순수성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지만, 유가족들에게 대응한 처사는 적절치 못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로한다고 여야를 망라한 유력 인사들의 조문이 얼마나 많았고 역설적으로 유가족들에게 희망고문을 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며 “이는 조문의 순수성을 넘어 정치인들의 이미지 제고 수단으로 의심받기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어떤 풍파가 올지 몰라…실수하지 말아야”

부친·모친의 묘를 농지에 불법 조성한 의혹 및 족발 사진도용 논란 등에 한 템포 빠르게 사과하면서 정치적 타격을 최소화 해왔던 이 전 총리는 이번에도 발 빠른 해명을 내놨다.

이 전 총리 측은 “지금 현직이 아니라고 언급한 것은 책임회피가 아닌 평소가 해오던 겸소한 취지의 발언”이라며 “이 전 총리가 책임자에게 전달하겠다고 수차례 유가족들에게 말한 것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또 “조용히 조문만 하고 오려던 것인데 (실무진의)실수로 방문 사실이 알려졌고, 유족드이 기대했던 내용에 부응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면서 “그러나 유족들과 대치하거나 말다툼을 했다는 식은 상상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이 전 총리의 조문 논란과 관련해, 민생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광주KBS 라디오 ‘출발 무등의 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정치는 아무리 강력한 권력이 있다고 해도 민심이 가장 중요하다”며 “현재 민심은 40% 넘게 이 전 총리가 앞서지만 아직 대통령 선거는 22개월 정도 남아 있어 어떤 풍파가 올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고건 전 총리, 이회창 전 총리도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대통령은 다른 사람이 됐다”며 “고건, 이회창 전 총리 경우를 분석해 보면 무엇보다도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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