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매출 쪼그라들고 재고 쌓이고…“백화점·아울렛 등에서 판매허용 해달라”

면세업계, 매출 쪼그라들고 재고 쌓이고…“백화점·아울렛 등에서 판매허용 해달라”

  • 기자명 김다정
  • 입력 2020.04.1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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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다정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면세업계는 ‘설상가상’으로 수조원에 달하는 재고품을 떠안게 됐다.

사실상 수요가 전무한 상황에서 재고물품만 막대하게 쌓여가면서 한시적으로 이를 국내 다른 유통망을 통해 내국인에 팔 수 있도록 해달라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17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롯데·신라·신세계 등 국내 주요 면세사업자와 한국면세점협회는 관세청과 회의를 열고 보세물품 판매 규정 완화를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외산 재고품에 한해 통관을 거쳐 내국인에게도 팔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품은 면세혜택을 받아 시중에 유통될 수 없다. 현행 규정상 팔리지 않고 남은 면세품은 소각 등 폐기 처리해야 한다.

면세업계는 관세청에 국민들이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불필요한 페기처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관세청도 면세업계의 요청을 현재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같은 요구가 허용된다면 면세품이 일반 유통망에 팔리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다만, 지난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당시 면세업계의 내국인 판매 허용 요구를 거절한 사례가 있고, 내부 검토에 다소 시간이 소요돼 빠른 시일 내에 조치가 이뤄지긴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코로나사태로 인해 면세점은 매출이 크게 하락하면서 쌓여가는 재고를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1월 2조247억원이었던 면세점 매출은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한 2월 1조1025억원으로 반토막났다. 3월엔 1조원대가 무너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4월 들어 매출이 90% 이상 빠진 것으로 점쳐진다.

이로 인해 재고품은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쌓이고 있다.

면세점에서 각 브랜드 판매사원들이 판매하는 물건들은 모두 면세점 사업자들이 브랜드들로부터 직접 구매한 제품이다. 사전 조사한 수요를 바탕으로 팔 물건을 주문하고 입고되기까지 3~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코로나 사태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다.

수요가 없으면 재고는 계속 쌓일 수밖에 없다. 호텔롯데 지난해 말 기준 재고 자산은 1조3275억원이다. 호텔신라(8493억원)·신세계면세점(6369억원)·현대백화점면세점(1197억원) 등도 수천억원대 재고 자산이 있다. 업계는 올해 재고 자산이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92ddang@thepublic.kr

더퍼블릭 / 김다정 92ddang@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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