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의선·동해선 현대화…中 일대일로 및 유라시아 물류 대동맥 구축

남북, 경의선·동해선 현대화…中 일대일로 및 유라시아 물류 대동맥 구축

  • 기자명 심정우
  • 입력 2018.07.0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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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심정우 기자]남북이 동해선?경의선 철도 연결 및 현대화에 합의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남북러중 4각 경제협력이 탄력을 받게 됐다.


북한은 중국과 3개 노선, 러시아와 1개 노선이 연결돼 있어 남북이 철도를 연결하게 되면 시베리아 대륙횡단철도(TSR)·중국 횡단철도(TCR)·만주 횡단철도(TMR)·몽골 횡단철도(TMGR) 등 4개의 대륙횡단철도를 통해 중앙아시아~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이와 맞물려 문 대통령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2일 시베리아 대륙횡단철도망(TSR)과 한반도 종단철도(TKR)의 연결 관련 공동연구 및 교류협력을 진행하기로 합의하면서 실크로드 익스프로스 구상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물류?에너지?특구 개발 등 남북한과 러시아?중국 등 주변국이 참여하는 초국경 협력 사업이 가능해져서 대륙과의 연결성 강화를 통해 북방경제협력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유럽철도망이 교통망 역할을 넘어 유럽 경제·사회·문화를 통합해 EU 결성을 앞당겼듯이, 현재 진행 중인 남북 간 철도 연결은 한반도에 실질적 협력의 인프라를 마련해주면서 남북관계의 발전을 촉진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은 동해선?경의선 철도 현대화를 위한 선행 사업으로서 북측구간(금강산-두만강, 개성-신의주)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를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경의선 철도…중국 일대일로와 연계


남북은 오는 24일에 경의선 철도 연결구간(문산-개성), 이어서 동해선 철도 연결구간(제진-금강산)에 대한 공동점검을 진행하며, 그 결과를 토대로 역사주변 공사와 신호·통신 개설 등 필요한 후속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동해선·경의선 철도 연결과 현대화를 높은 수준에서 진행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철도 현대화를 위한 설계, 공사방법 등 실무적 대책들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그 결과에 따라 착공식은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했다.


눈여겨 볼 대목은 지난 19일 열렸던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신의주~개성 간 철도?도로 개보수를 제안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의선 구간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사업과 연계될 가능성도 높다.


일대일로는 중국 본토와 동남아 11개국, 중앙아시아 및 남아시아 14개국, 중동?아프리카 15개국, 유럽 24개국 등 총 65개국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발표한 ‘2017년 중국 일대일로의 기회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일대일로 지역 중 아시아 지역은 인프라 개발 수요가 연간 GDP 대비 5% 이상에 달하는 등 향후 전기?교통 등 분야에서 국가 간 협력 확대 가능성을 예상했다.


해당 보고서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중동에 편중된 해외건설수주를 아시아와 동유럽 등으로 다각화할 수 있고 산업설비?토목 등 우리가 가진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일대일로 사업 기회를 적극 활용, 중장기적으로 해외건설 실적 개선 등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동해선, 유라시아로 이동하는 육로…물류 대동맥 구축


동해선은 부산~북한~러시아~유럽까지 통하는 노선이다.


만약 남북이 동해선을 연결하게 될 경우 동해선 북측이 추진하는 ‘원산 국제관광특구’와 철도 노선 내에 위치한 ‘원산?함흥?김책?청진 공업지구’ 및 ‘나진?선봉 경제특구’를 통과하게 된다.


북한의 나진·선봉특구는 1991년 설치 한 이후 1998년까지 중국?홍콩?일본 등으로부터 8억 달러의 투자계약이 이루어졌지만, 문화와 문물을 차단하는 모기장식 개방과 특정 산업분야를 특화하지 못하면서 실패하게 됐다.


하지만 세종연구소가 발행하는 ‘정세와 정책’에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나희승 책임연구원이 기고한 ‘남북철도, 시험운행을 넘어 시베리아로’ 제하의 글에서는 나진-선봉경제 특구를 KR-TSR연결 시범사업의 거점이며, 남북·러시아·중국·일본의 화물중계기지로서 사통팔달의 탁월한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계무역 및 물류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소개했다.


더욱이 강원연구원에 따르면 해당 노선은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통하는 최적의 물류노선으로 꼽히며 TSR∼TKR 연결 노선 중 화물의 환적 횟수와 통관절차가 적어 가장 경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김재진 강원연구원 공간창조연구부 연구위원은 지난 3월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한반도 신경제지도 실행을 위한 동해선 철도 복원 토론회에서 철도 건설로 10조8555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4조3920억 원의 부가가치유발 효과, 8만9063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부산~로테르담 노선을 철도로 수송하면 해상운송보다 23일 단축하고 비용은 절반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남북철도가 중국, 러시아, 유럽과 연계 운행되기 위해서는 국제 승객·화물 운송협정을 관장하는 국제철도협력기구에도 가입해야 하는데 이미 우리 정부는 북한의 찬성표를 얻어 지난달 7일 국제철도협력기구(OSJDㆍOrganization for Cooperation of Railway)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OSJD는 유라시아 대륙의 철도 운영국 협의체로, 구소련과 동구권 국가 사이 국제철도협약을 맺기 위해 1956년 결성된 기구다. 현재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28개국이 정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해당 기구에 가입하게 되면 철도 노선이 지나는 회원국과 개별 협정을 체결하지 않고 운송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 매년 OSJD 가입을 추진해 왔지만, 정회원이 되려면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하다는 원칙 때문에 정회원인 북한의 반대로 매번 무산됐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남북 철도와 유라시아 철도망의 연계를 위한 국제적 기반을 서둘러 마련해 나가면서 남북 및 대륙철도 연결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 경제협력으로 향후 북한을 거쳐 유라시아로 이동하는 육로가 열리게 되면 범 유라시아 물류 대동맥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천문학적 비용 소요


2014년 당시 새누리당 심재철 유라시아철도추진위원장이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북한 철도 현대화 시나리오별 수송수요 및 사업비 자료’에 따르면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해 북한의 철도 시설 개량 등에 수반되는 비용을 추정한 결과 경의선은 9064억원, 교량과 터널이 많은 동해선의 경우 1조7006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이 발표한 ‘북한경제리뷰’ 보고서에서는 북한과 러시아가 체결한 협정에 따라 러시아가 북한 철도 실태조사를 벌여 산정한 건설단가를 기준에 따라 약 4조54억원으로 추정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한반도 통일과 금융의 역할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서는 북한 철도 외 도로?통신 등 인프라 구출에 20년 간 1400억 달러 한화 약 151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았다. 이 중 철도 개발 비용은 대략 773억달러(약 86조원)로 추산했다.


더퍼블릭 / 심정우 servant@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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