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중에 한반도 정세 급변

김정은 방중에 한반도 정세 급변

  • 기자명 이필수
  • 입력 2018.03.2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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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이필수 기자]


김정은 방중에 한반도 정세 급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25~28일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 양측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동했다. 시 주석은 회담 전 김 위원장을 위한 환영식도 개최했다. 신화통신은 28일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을 공식 보도하면서 이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부터 4일간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반도 정세가 더욱 급변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와 미국 당국은 북·중 간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공식 사항 외에 어떤 논의가 추가로 이뤄졌는지를 놓고 세부적으로 파악하는데 애쓰고 있고, 일본과 러시아 등 주변국도 안테나를 곧추세우고 있다.
일단 청와대는 28일 중국을 방문했던 베일에 가려졌던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으로 확인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발표한다고 통지해왔다"고 전했다.
이후 중국 중앙TV(CCTV)는 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 위원장이 회담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5시간40분 가량 인민대회당에 머물며 시 주석과 회담을 가졌으며, 이번 김 위원장의 방문에는 부인 리설주도 동행했다.
북한도 김 위원장이 방중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조선중앙방송은 이날(28일)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으며 시 주석과 만났다고 전했다.
이렇듯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단독 회담을 가진 데 따라 다음달에 있을 남북정상회담과 5월에 있을 북미정상회담 등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여기서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는 부분은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어떤 합의점을 찾았을까 하는 것이다. 중국은 그간 한반도 정세 변화 과정에서 다소 논의 테이블에서 밀려서 있는 이른바 '차이나 패싱' 상태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국 입장에서는 시 주석이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한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에 밀려나 있는 것은 치명적이다.
따라서 시 주석은 어떤 식으로든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남북-북미회담 과정에 조력자 이상의 위치를 차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어느 정도 동참해온 중국을 바로 보는 북한으로서는 그간 서운한 감정이 쌓여있던 것도 사실이다. 시 주석이 내민 손을 조건 없이 덥석 잡았을 리는 없다.
이를 감안하면 시 주석은 한반도 정세 변화 테이블에 막후 주역으로 등장하는 티켓을 얻으면서 북한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현물적 지원을 약속했을 수 있다. 이는 북한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다.
북한은 그간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내부적으로는 식량 사정 등이 크게 열악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경제적 지원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김 위원장은 비핵화 시 군사적 지원 부분도 언급했을 수 있다. 미국과의 회담에서 비핵화를 약속할 경우 군사력이 크게 위축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중국 측에서 보완해줄 수 있느냐 여부를 타진했을 가능성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서기(위원장)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우리의 시종일관 변하지 않는 입장"이라면서 "현재 한반도 정세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주동적으로 긴장 완화 조치를 취했고 평화 대화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우리는 중국 측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대화 협상 추세를 유지하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북중 전통 우의는 양국, 양당의 오랜 선배 지도자들이 직접 만들고 이룩해온 것이며 양국의 소중한 재산"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공산당과 정부는 북중 우호협력 관계를 고도를 중시하고, 이런 관계를 수호하고 강화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경제 군사적 지원을 통한 혈맹관계를 재확인하면서 이번 한반도 정세 변화 테이블에서 막후 주역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실익을 챙기고, 김 위원장은 중국의 실질적 도움을 얻어내는 '주고받기' 외교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더퍼블릭 / 이필수 lee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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