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하청업체 상대로 갑질…경영진 '물갈이' 단행까지

대림산업 하청업체 상대로 갑질…경영진 '물갈이' 단행까지

  • 기자명 김수진
  • 입력 2018.03.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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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갑질' 다시 수면위로

국내 4위 건설업체 대림산업이 또다시 갑질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이번에는 하청업체를 상대로 금품을 요구해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2일 박수웅 한수건설 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림산업 임직원들의 갑질 행태를 폭로했다. 이날 박 대표는 대림산업의 하청업체 한수건설은 지난 33년간 대림산업에게 갑질을 당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현직 임직원들은 자녀 축의금 명복으로 수천만원을 받기도 했다. 박 대표는 대림산업 임원의 아들 결혼식에 축의금 2000만원을 보냈지만 기준에 미치지 못해 이후 공사를 못하게 됐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자녀 대학 입학 선물로 외제 승용차를 요구하는 등 대림산업 임직원들의 노골적 갑질이 이어졌다고 한다.


34년간 피해를 당한 한수건설은 대림산업에서 14년간 근무하다 그만둔 박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33년간 대림에서 하청만 한 한수건설은 연 매출 300억원, 직원 수 80여명을 거느리고 있는 견실한 중견기업이다.


대림산업 본사의 공사대금 미지급으로 인해 현재 회사가 부도처리 되고, 돈을 받지 못한 장비업체의 고발로 영업정지까지 당한 상태다.


앞서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대형 건설사업과 관련해 하청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대림산업 현장소장 백모(54)ㆍ권모(60)씨를 구속하고 전 대표이사 김모(60)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대림산업 토목사업본부장, 현장소장 등으로 근무하던 2011∼2014년 대림산업이 시공한 각종 건설사업과 관련, 하청업체 A사 대표 B씨에게서 업체 평가나 설계변경 등 명목으로 6억1천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갑질' 다시 수면위로


대림산업의 갑질 논란에는 대표적으로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이 부회장은 운전기사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폭언을 퍼부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부회장은 운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사의 뒷통수를 때리고 욕설을 했다. 이 부회장은 운전기사에게 물이 넘칠 정도로 가득 담긴 컵에서 물이 한 방울도 흐르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출발과 정지를 요구했다. 아울러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라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수행가이드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 부회장은 주주총회를 열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 조사과정에서 폭행 혐의를 부인한 사실이 알려지며 또다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폭행죄가 적용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 부회장은 근로기준법 위반 및 강요 미수 혐의로 벌금형 약식기소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라는 비판과 동시에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대림산업 경영진 '물갈이'


이번 하청업체 갑질을 중심으로 이해욱 부회장을 비롯해 대림산업의 대표이사 3인이 모두 물러났다. 업계에서는 최근 불거진 대림산업 전현직 임원들의 갑질논란이 불거지면서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압박이 커지고 있는 데다 이를 대처하기 위해 경영진 교체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림산업은 22일 주총에서 남용 건설사업부 고문과 박상신 주택사업본부 본부장, 김상우 석유화학사업부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장달중 전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한준호 삼천리 회장, 박찬희 중앙대 경영대학 교수,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대림산업 강영국 대표는 서울 종로구 본사 강당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근 제기된 갑질 논란에 대해 "최근 연이어 나온 (불미스러운) 이슈로 심려 끼쳐 송구스럽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일을 전화위복 계기로 삼아 새로운 조직을 운영하고 혁신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 1월 대림그룹은 경영쇄신안을 통해 일감몰아주기 해소, 지배구조 개선, 상생협력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더퍼블릭 = 김수진 기자]


더퍼블릭 / 김수진 sjkim@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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