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지방선거 앞두고 고질적인 계파 갈등 재현되나?

한국당, 지방선거 앞두고 고질적인 계파 갈등 재현되나?

  • 기자명 심정우
  • 입력 2018.03.2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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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심정우 기자] 6·13 지방선거를 80여일 앞두고 자유한국당 내에서 계파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 일고 있다. 홍준 대표의 거듭된 인재영입 실패와 지방선거 공천에 대해 일부 중진의원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토해내고 있는 것이다.


홍 대표도 가만있지 않았다. 일부 중진들을 향해 연탄가스에 비유하는 등 직격탄을 날리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적전분열을 연출하고 있다.


이주영·심재철·정우택·나경원·유기준 의원 등 반홍파로 분류되는 일부 중진의원들이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홍 대표의 거듭된 인재영입 실패와 공천에 대해 비판을 가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홍 대표는 이들을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홍 대표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당내 일부 반대 세력들이 당의 명운이 걸린 지방선거에서 힘을 합치기보다 철저히 방관하거나 언론에 당을 흠집 내는 기사를 흘리면서 지방선거에 패하기만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암약하고 있어 한심하다기보다 기가 막히는 현상을 자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탄핵 때도 똑같은 행동으로 보수궤멸을 자초하더니 지금도 변하지 않고 당을 위한 헌신보다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소인배들의 이러한 책동은 지방선거 끝난 후에 당원과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소리(小利)에만 집착하는 그들이 중심이 되어 박근혜를 내세워 나라를 운영했으니 그 정권이 망하지 않고 배겨 났겠느냐”며 “지난 탄핵 대선 때도 자신들이 망하게 한 당을 재건하기 위해 내가 불가피하게 출마했는데, 정작 당을 망하게 한 당사자들은 유세차 한번 타지 않고 철저하게 방관하지 않았더냐”고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이 또 다시 지방선거에도 똑 같은 처신으로 몰염치한 행동을 한다면 지방 선거 후에 그 책임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며 재차 경고했다.


홍준표 “일부 중진 몇몇이 모여 나를 음해하는 것에 분노”


지난 21일에도 “편안한 지역에서 별다른 당을 위한 노력 없이 선수만 쌓아온 극소수의 중진들 몇몇이 모여 나를 음해하는 것에 분노하다”며 “그들의 목적은 나를 출마시키면 당이 공백이 되고 그러면 당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음험한 계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격분했다.


홍 대표는 “무너진 당의 당권을 차지해 본들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좌파 폭주 정권 저지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소리에만 집착하는 그들이 당을 맡는다면 문재인 정권의 부역자 노릇 할 것이 뻔한데, 당원과 국민들이 그들을 용서하겠느냐”며 일침을 가했다.


이어 “한줌도 안 되는 그들(일부 중진의원들)이 당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도 반성하지 않고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드는 것은 이제 용납하지 않겠다”며 “지방선거 끝나고 다음 총선 때는 당원과 국민의 이름으로 그들도 당을 위해 헌신하도록 강북 험지로 차출 하도록 추진하겠다”고 꼬집었다.


자신의 리더십에 반발하는 일부 중진들에 대한 험지 차출을 위해 홍 대표는 “지금은 적과 대치중에 있다”며 “지방선거가 끝나면 어차피 다시 한 번 당권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조기 전당대회를 시사했다.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든 아니면 예정대로 2019년 7월에 전당대회를 치르든 차기 당 대표는 2020년 4월에 치러지는 21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


홍 대표는 “정당에는 언제나 반대자는 있다”며 “반대자가 없다면 북한 김정은 정당이다. 그러나 반대를 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양식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일부 중진의원들은)지방선거 때까지는 자기 지역선거에 최선을 다하라”며 “그것이 올바른 당인의 자세”라고 질타했다.


반홍파 “분열 야기하는 홍 리더십 큰 문제…호불호 공천”


반홍파인 이주영·정우택·나경원·유기준 의원도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홍 대표의 리더십과 지방선거 공천과정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정우택 의원은 “세간의 정치동향을 보면 당연히 당으로 돌아와야 할 민심조차 돌아오지 않는다”며 “가장 큰 원인은 당 대표의 오만과 독선을 넘어선 안하무인적 당 운영행태에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큰 원인은 홍 대표의 끊임없는 당 분열과 갈등을 야기 시키는 리더십”이라며 “품격 없는 언행으로 인해 당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지는 것 때문에 당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공천과 관련해서는 “전략공천을 기조로 잡은 것이 잘못”이라며 “붐업을 시키기 위해서 당이 경선을 우선원칙으로 임했어야 하는데 말이 좋아 전략공천이지 본인의 호불호에 따라 전략공천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주영 의원도 “당 운영에 대해 홍 대표가 너무 독선, 독주하고 있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런 문제로 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분열을 야기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비난했다.


나경원 의원 또한 “당이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 패배는 물론이고 사실상 당이 회복할 수 없는 위기나 패배에 직면하고 그렇게 되면 야당으로서 최소한 역할을 못하게 돼 걱정스럽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유기준 의원 역시 “우리 당이 최고위원회의가 열린다고 하지만 이전에 있었던 정기적인 회의보다 일정을 정하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최고위 역할을 하는지도 궁금하고, 연석회의도 중진들이 열어달라고 해도 이런저런 이유로 안 여는 것도 당내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는 게 아니냐”고 질책했다.


이처럼 한국당은 지방선거를 80여일 앞두고 적전분열 양상을 연출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홍 대표의 리더십과 공천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지만, 대안은 없고 그저 홍 대표의 불만만 토로하는 당내 중진들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더퍼블릭>과의 전화통화에서 “홍 대표의 당 운영과 공천이 부당하거나 잘못이 있으면 질타가 당연하지만,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당내 불협화음만 부각되는 등 일부 중진의원들도 썩 잘한 것만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더퍼블릭 / 심정우 servant@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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