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드디어 애증의 中 떠나나[분석]

롯데마트, 드디어 애증의 中 떠나나[분석]

  • 기자명 이은주
  • 입력 2018.03.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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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이은주 기자]롯데마트와 중국의 질긴 인연이 이제 끝을 보이고 있다. 한 때는 국내 어떤 기업보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롯데마트가 ‘사드 보복’ 등으로 인한 경영난으로 인해서 ‘매각’을 결정하기 까지 약 1년이란 시간동안 애증의 나날들을 보내야 했다. 특히 한·중 관계가 해빙 모드에 들어섰다는 언론보도가 나올 때마다 롯데그룹은 실망감에 부풀었다가 다시 꺼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끝내 롯데그룹은 중국 내 롯데마트의 소생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운영 철수를 위한 ‘매각’을 결정했다.


당시 롯데가 사드 보복 사태 이후 중국에서 약 1조원이 넘는 경영 손실을 봤다고 추정되는 상황이었고, 더 이상 손실을 늘릴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 때문에 여러차례 중국 시장에서의 철수는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던 롯데도 결국은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철수를 위한 매각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다. 롯데그룹은 중국 내 롯데마트를 매각하기 위해서 매각사를 골드만삭스로 선정하고 진행해왔으나 선뜻 나서는 기업들이 많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롯데마트가 중국정부의 미움을 사고 있기 때문에 눈치를 보느라 인수에 선뜻 나서기가 힘들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인수에 나선 기업들에 물밑에서 압박하면서 롯데의 매각도 지연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롯데의 손실을 일부로 증가시키면서 경제적 보복의 일환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도로 외국 업체 5~6곳이 골드만삭스와 접촉했지만 별다른 진척은 없었다. 롯데가 매각을 결정한 이후에도 약 3개월이란 시간이 무의미하게 흘러갔다.


그리고 지난 1월 중국 정부가 롯데에 접촉해 ‘중국 내 롯데마트를 개장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롯데마트가 매각을 철회하고 다시 영업을 재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실제로도 신동빈 회장이 여러차례 중국 사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뒷받쳐 주지 않아서 억지춘향으로 결정한 ‘매각’일 뿐 기회만 된다면 다시 사업을 재개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여러차례 피력한 것이다.


그러나 결국 롯데는 ‘중국 내 롯데마트’ 매각을 철회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유통기업 중 하나인 ‘리췬그룹’이 중국 롯데마트 점포 70여 곳에 대해서 현장 세부 실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재 리췬그룹을 포함한 3∼4개 업체가 현장 실사를 벌이거나 벌일 예정이며, 올 상반기까지는 매각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라며 “그동안 서류 심사만 벌이던 것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은 중국 정부에 대한 롯데의 신뢰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이번 사드 보복을 통해서 한·중 관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언제든 국내 기업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롯데는 사드 부지를 정부에게 내줬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기업들에 비해서 배는 더 큰 경영난을 감내해야 했다.


때문에 롯데 입장에서는 중국이 탐나는 시장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가 됐다. 언제 어디서 불거질지 모르는 ‘리스크 덩어리’를 안고 가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롯데는 그동안 애증의 1년을 보낸 ‘중국’ 시장을 완전히 떠나버리기로 결정했다.


더퍼블릭 / 이은주 ejlee@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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