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남북 합동문화행사 일방적으로 취소한 北 <왜>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행사 일방적으로 취소한 北 <왜>

  • 기자명 심정우
  • 입력 2018.01.30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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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심정우 기자] 북한은 다음달 4일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29일 밤 10시 10분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2월 4일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합의했던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측 언론들이 평창 올림픽과 관련해 북한이 취하고 있는 진정 어린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북한 내부의 경축행사까지 시비해 나선 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날인 다음달 8일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건군절 열병식에 대한 우리 측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합동문화공연 취소 사유로 건군절 열병식에 부정적인 우리 측 언론보도를 문제 삼았으나, 한편에서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북측 전력사정이 좋지 않아 합동문화공연장용 발전기를 돌리기 위해 경유 1만 리터를 가져가기로 했는데, 이는 북한에 정유제품 공급을 전면 금지하고 있는 미국 대북 독자제재와 충돌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미국에 협조를 구하는 등 조율 중에 있었는데, 이에 북한이 불만을 가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는데 반해, 미국은 대북 강경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는데 대한 불만 표출이란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및 한미 연합훈련 중단·축소를 요구하기 위한 일종의 압박카드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평창 올림픽과 관련해 북한이 남북 합의사항을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북한은 지난 19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예술단 공연을 위한 사전점검단을 20일 파견키로 했다가 19일 밤늦게 별다른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파견을 중지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북한은 하루 연기된 21일 예술단 사전 점검단을 파견했지만 일방적인 중지 통보에 대한 이유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당시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일방적 중지 통보에 유감 표명 등을 자제했으나, 이번에는 유감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통일부는 “북한의 일방적 통보로 남북이 합의한 행사가 개최되지 못한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어렵게 남북관계 개선에 첫발을 뗀 상황에서 남과 북 모두 상호 존중과 이해의 정신을 바탕으로 합의한 사항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북 합의사항인 금강산 합동문화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함에 따라 마식령 스키장 남북 공동훈련 및 북측 예술단의 방남 공연 등의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더퍼블릭 / 심정우 servant@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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